춘하추동/夏

배롱나무(목 백일홍)/ 백일홍

자연과 대화 2008. 6. 15. 18:25

=={ 배롱나무의 전설}==

( 전설 1)

아득한 옛날 남쪽 바닷가에 아리따운 규수가 살고 있었다.
혼기에 이른 나이가 되었을 때 이 규수에게는 두 사람의 애인이 생겼다.
한 사람은 뭍에서 사는 사룡이고 극히 좋아하는 사이었다.
한 분은 섬에 사는 이무기인데 규수에게는 귀찮은 존재였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은 서로가 양보치 않고 급기야는 결투로 판단을 내기로 약조를 하고
뭍과 섬 사이 해상에서 배를 타고 싸우기로 하였다.
좋아하던 사룡이 배 위에 오르며 하는 말이 "내가 만약 싸움에서 지면 깃발이 붉은 색으로
변할 것이고 이기고 돌아오면 흰 깃발이 그대로일 것이요"라고 일러주고 떠났다.

이 규수는 이제나 저제나 좋아하는 사람이 이기고 돌아오기를 마음 조리면서
먼 바다만 바라보고 있을 때 배 한 척이 시야에 나타났다.
가물가물 햇볕에 나부끼는 깃발의 색깔이 확실해졌을 때 그만 규수는 까무라치고 말았다.
이기고 돌아오는 배가 아니고 지고 돌아오는 배였기 때문이었다.
그 배의 붉은 깃발을 본 규수는 자결하고 말았다.

배를 육지에 대고 의기 양양하게 올라온 사룡이 기다리는 규수를 발견하였을 때
이것이 웬 일인가?
웃으며 반겨줄 여인이 피를 흘리며 죽어있지 않은가!
너무나 뜻밖의 일이라 울면서 불러 보았으나 소용이 없었다.
고개를 돌려 배를 돌아보니 이일이 또 어찌된 일인가?
흰 깃발이 붉게 물들어 있는 것을...

이무기를 칼로 찔렀을 때 솟구친 피가 깃발을 적셨으리라고는 생각치 못하였던 사룡이었다.
여인을 양지바른 곳에 묻어 주었더니 이듬해 봄에 그 무덤 위에서 낯선 나무 한 그루가
돋아 꽃을 피우니 이 꽃나무가 저 유명한 잡귀를 쫓는 배롱나무(목백일홍)이었다고 한다.



( 전설 2 )

배롱나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이렇게 나온답니다.

꽃이 오랫동안 피어 있어서 백일홍나무라고 하며,
나무껍질을 손으로 긁으면 잎이 움직인다고 하여 간지럼나무라고도 한다.

재밌네요. 나무가 간지럼을 탄다 생각하니 어찌 재밌다 생각이 안들겠어요?

목백일홍은 특히 선비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나무랍니다.
사육신 중 한 분이신 성삼문은

"지난 저녁 꽃 한송이 지고, 오늘 아침 꽃 한 송이 피어, 서로 일백 일을 바라보니,
너를 대하여 좋이 한잔 하리라"

는 시까지 남기고 있는데, 한여름의 푸르름 속에 진분홍으로 붉게 핀 꽃은 고결한
선비의 학문 향한 열정이 머물 수 있는 절실한 대상이 되기도 하는군요.

목백일홍의 꽃말은 이상하게도 여러가지인데 그중 하나가
'떠나간 벗을 그리워한다.'라고 하는 좀 긴 말입니다.

떠나간 벗이란, 잠시 내곁을 떠나간 벗과 아주 이 세상을 떠나가버린 벗 둘이 있으나
아무튼 이 두 벗들, 즉 내 곁에 없는 벗을 모두 말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정자 앞에 백일홍을 심어 두고 늘 다정했던 떠나간 벗을
그리워하며 살았는지도 모릅니다.

절에 가도 백일홍을 많이 보는데, 스님들 세계에서는 살던 집을 떠날 때,
간다는 하직 인사 없이 바랑 하나 걸머지고 홀연히 떠나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말 없이 가버린 벗을 생각하며 텅 빈 마음으로 목백일홍을 바라보며,
스님들도 명상에 잠기며 하염없이 목백일홍을 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배롱나무, 목백일홍, 백일홍 모두 비슷한 전설을 갖고 있습니다.
아니, 그냥 백일홍의 전설을 목백일홍에 쓰기도 하나 봅니다.

<전설>

옛날 어느 어촌에 목이 세 개 달린 이무기가 나타나 매년 처녀 한명씩을 제물로 받아갔습니다.
그 해에 한 장사가 나타나서 제물로 선정된 처녀 대신 그녀의 옷으로 갈아 입고 제단에 앉아 있다가
이무기가 나타나자 칼로 이무기의 목 두 개를 베었습니다.

처녀는 기뻐하며
"저는 죽은 목숨이나 다름이 없사오니 죽을 때까지 당신을 모시겠습니다."하자,

"아직은 이르오. 이무기의 남은 목 하나도 마저 베어야 하오.
내가 성공을 하면 흰 깃발을 달고 실패하면 붉은 깃발을 달 것이니 그리 아시오."하고
길을 떠났습니다.

처녀는 백일간 온 몸과 마음을 다하여 정성껏 기도를 드렸습니다.
백일 후, 멀리 배가 오는 것을 보니 붉은 깃발이 걸려 오는 것을 보고 그만 자결하고 말았습니다.
장사는 이무기가 죽을 때 뿜어져 나온 피가 깃발에 묻은 줄을 몰랐던 것입니다.

그 후 이듬해 봄에  처녀의 무덤에서는  낯선 나무 한 그루가 돋아 붉은 꽃을 피우니
이 꽃나무가 저 유명한 잡귀를 쫓는 목백일홍이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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