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冬

이별

자연과 대화 2008. 12. 2. 16:58

 

 

 

2008.12.1

8년간 동거 동락 발이 되어준 녀석을 처분하였다

큰 사고 한번 내지 않은 녀석

작년에 감기 한번 크게 걸려 고생좀 시킨거 빼고는 말이다.

 

이 녀석을 끌고 팔려가는 내내  미련과 아쉬움이 남는다

어릴적  집에 큰 암소를 시장에 내다 파는 날이면

아버지께서는 평소보다 더 일찍허니 일어나 

김이 모락모락 쇠죽을 한솥 가득히 만들어

소에게 주고는 옆에 앉으셔서

구우에 쇠죽이 바닥 날때까지 자릴 뜨지 못하는 것을...

 

암소도 이제  정든 집과 주인을 떠난다는 것을 눈치 차리고

왕방울만한 눈가에  연신 눈물을 주루룩 거린다.

나는 그런 녀석이 집을 나서는 걸  차마 볼수 없었서

고갤 돌린 기억들이

 

8년간의 나의 발이 되어준 이녀석을  내다 파는 지금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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