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사이 일상/쥔장의 요리

남자는 낙지·부추·복분자…여자는 콩·아구·미역이 ‘제격’

자연과 대화 2006. 7. 15. 18:04
남자는 낙지·부추·복분자…여자는 콩·아구·미역이 ‘제격’
[쿠키 건강] 먹거리마다 다양한 효과를 지니고 있지만 유독 효능이 탁월한 성분이 있기 마련이다. 게다가 건강에 이로운 성분이 남녀에게 각각 다르게 작용한다면 목적에 따라 골라 먹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누구나 먹을 수 있는 식품에도 성별에 따라 다른 효과를 나타내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남자를 위한 음식-스태미나 3총사

△낙지=정약전이 쓴 ‘자산어보’에 ‘지쳐 쓰러진 소에게 낙지 서너마리를 먹이면 벌떡 일어난다’는 구절이 있다. 그만큼 낙지가 원기회복에 탁월하다는 얘기. 피로 회복제의 성분으로 잘 알려진 타우린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신진 대사를 활발하게 한다. 단백질과 비타민B2,칼슘,철분,인 등 무기질도 풍부해 기운을 북돋우는데도 적합하다.

복분자주=복분자(覆盆子)는 산딸기의 일종으로 이 술을 마시면 오줌발에 ‘요강이 엎어진다’는데서 유래된 이름이다. 동의보감 등에 보면 남성의 조루와 발기부전에 효과가 있다고 나온다. 실제 복분자의 고장으로 알려진 고창군이 성기능이 저하된 40대 남자 12명에게 인삼,풍천 장어 등 10여종의 한약재 화합물에 복분자 용액을 섞어 투여한 결과,복분자 첨가율이 높을수록 성기능이 향상됐다. 보라색에 가까운 자색 색소인 ‘안토시아닌’ 덕분이다. 안토시아닌은 적포도주에 함유된 것과 같은 항산화 성분으로 인체내 유해 산소로 인한 세포 노화를 예방한다.

△부추=간 기능을 강화시키는 효과를 지녀,간이 약해 정력이 떨어지는 것을 개선해 준다. 부추를 많이 먹으면 일할 생각은 않고 성욕만 커진다고 해 ‘게으름뱅이풀’ 또는 ‘양기초’라 불리기도 했다.

#여자를 위한 음식-갱년기 장애,피부 업그레이드

△콩,석류=콩에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의 일종인 이소플라본이 풍부해 여성의 갱년기 장애에 특효다. 또 뼈 손실을 막는 다이제인이 골다공증을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방에서도 서목태(쥐눈이콩)를 골다공증 처방에 응용하고 있을 정도. 매 끼니에 두 숟가락,하루 두부 4분의1모만 먹어도 충분하며 서양콩보다는 메주를 쑬 때 사용하는 콩이 효과적이다. 익히지 않은 콩은 흡수가 거의 되지 않으므로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 석류도 훌륭한 천연 호르몬 보충 식품. 석류 씨 부분에는 여성 호르몬과 비슷한 성분이 다량 포함돼 있다.

△아구=콜라겐은 단백질의 일종으로 세포와 세포 사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관절 연골,뼈 등에 존재하는 한편,주름의 원인이 되는 피부 속 진피층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콜라겐은 생선,닭날개,고기 힘줄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특히 쫀득쫀득한 아구에 풍부하다. 다양한 방법으로 요리할 수 있지만,아구찜을 추천할만하다. 콜라겐이 풍부한 아구와 함께 피부 탄력을 돕는 비타민C가 풍부한 콩나물을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역=출산후 산모의 몸이 빨리 회복되려면 신진대사가 원활해야 하는데 이를 촉진하는 것이 티록신 호르몬이다. 티록신 호르몬과 직결된 성분이 바로 요오드. 미역국 한 그릇에는 성인 1일 필요량의 70배에 달하는 요오드가 들어 있다. 미역에는 철분 또한 풍부해 출산으로 출혈을 일으킨 산모의 혈액 보충에도 도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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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희망 복분자
 그릇(盆)을 엎어 놓은 듯한(覆) 열매(子) 복분자. 가지에 열매가 매달린 모양이 마치 그릇을 뒤집어놓은 것 같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이 열매가 이달 중순부터 내달 초순까지 수확된다. 주산지는 전북 고창.김제지만 지금은 제주에서 강원까지 생산지역이 확대됐다.

'복분자=산딸기의 한방명'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산딸기와는 나무딸기류에 속하는 사촌 간일 뿐이다. 무엇보다 색이 산딸기보다 훨씬 검붉다. 서양에서 블랙 라스베리(black raspberry)라고 부르는 것은 이래서다.

민간에선 흔히 복분자의 '분'을 요강으로 해석한다. 기력이 약한 노인이 복분자를 먹으면 소변 줄기가 세져 요강이 엎어진다는 것이다. 한방에서도 복분자는 생식기 문제 해결사다. 조루.정력 감퇴.발기 부전 등 양기 부족 증상을 보이는 남성, 불감증.불임을 호소하는 여성, 야뇨증 어린이에게 주로 처방된다(정경연 한의원 원장).

정력 감퇴.조루증.발기 부전의 한방 치료제인 오자연종환의 주재료가 복분자와 '네 친구들'(구기자.토사자.
오미자.차전자)이다. 또 야뇨증 어린이에겐 복분자.산수유, 불임 여성에겐 복분자.당귀.천궁.토사자를 섞어 만든 한방약이 유용하다. 전립선 질환이 있으면 복분자.오미자.삼지구엽초를 함께 가루 낸 뒤 꿀과 섞어 만든 알약이 효과적이다. 동의보감에도 "복분자는 남자의 정력이 모자라고, 여자가 임신하지 않는 것을 치료하며…"라고 표현돼 있다. 생식기를 지배하는 신장의 기운을 높여준다는 것이다.

실험용 쥐에게 복분자를 5주간 투여했더니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양이 16배 증가했다는 국내 학자의 연구결과도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복분자의 어떤 성분이 생식기능 개선에 기여하는지는 아직 잘 모른다.

복분자의 건강 성분 가운데 요즘 집중 조명되고 있는 것은
안토시아닌이다. 검은색 색소 성분인 안토시아닌은 색이 짙을수록 더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분자가 암.당뇨병.치매.고혈압 등 혈관질환.노화를 억제하고 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는 데 유익하다"고 한다면 안토시아닌이 체내에 쌓인 유해(활성)산소를 제거한 덕분이다(보해양조 중앙연구소 정종태 소장).

혈당 조절에도 유익하다.
인제대 식품생명과학부 김정인 교수팀은 최근 당뇨병에 걸린 쥐에게 '복분자 추출물+전분'을 제공했다. 이 결과 전분만 먹인 쥐에 비해 식후 혈당 변화가 50%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밝혀졌다. 복분자가 당질의 소화를 억제한 덕분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추론이다.

복분자를 한약재로 쓸 때는 덜 익은 것을 잘 말린 뒤 가루 내 환약으로 만들어 먹거나, 그냥 가루(두 숟가락)를 끓인 물(한 잔)에 타서 차처럼 마신다. 우유와 함께 잘 익은 생과를 믹서에 갈아 주스로 마시는 것도 방법이다. 잘 익은 복분자를 소주에 담근 뒤 2개월가량 기다리면 향과 약효가 뛰어난 약주가 만들어진다. 특히 생식기 증상 개선을 원한다면 술로 마시는 것이 효과적이다. 한방에선 어떤 약재든 술에 담그거나 찌면 효과가 배꼽 아래로 간다고 봐서다. 중국산 복분자는 국산에 비해 색이 연하고 꽃받침대가 거의 없으며 독특한 향도 나지 않으므로 국산과 쉽게 구별된다. 열매는 복분자 영농조합이나 대형 마트에서 살 수 있으며, 가격은 ㎏당 8000~1만원 선. 복분자는 급속 냉동하지 않으면 하루 이상 보관할 수 없다는 사실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