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었던 추억들/충청도
비 맞은 생쥐되어 찾은 ..갑사
자연과 대화
2007. 9. 1. 19:36
자동차 와이퍼만 분주한 주말
지겹게 비가 퍼 붓는다.
와이퍼 넘 잠시만 꾀 부리면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날
추(秋) 갑사 라는데
우(雨) 갑사 를 가 본다
순서가 따로 정해 진게 아닌디..의례
이런곳에 오면..동동주에 도토리 빈데떡을 지나칠수 없는데
날씨가 날씨인 만큼 한잔 걸치고
우산을 받쳐 들고 숲길을 따라 기분좋게
갑사를 향한다
조금도 못 가 아랫도리는 우산의 영향권을 벗어나고
질퍽 ..첨벙 거리는 구두를 끌고 서..
날씨 탓으로 갑사의 언저리만 살짝 어루 만지고 돌아선다
다음의
추 갑사의 그날을 위해
도토리 빈데떡에 동동주 한사발로 위장을 달래고
계곡물은 금새
세력을 키워 제법 큰소리를 지르면서 어디론가 내려가고
길 바닥에 철 이른 낙엽들이 내려 와 있네
대웅전에 한무리의 초등학생들
안내자의 인솔아래
(산신각)
연꽃이 피고 간 자리엔
연밥이 한창 뜸을 들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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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시의 열정 / Werner Muller